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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이야기16

갑을병... 신에겐 - B커뮤니케이션 수난기, 상 A네트에 퇴사 통보를 한 뒤, 새로운 일자리를 바로 찾기 시작했어. 외국 IT 개발자처럼 회사 퇴사하고는 반년 정도 쉬면서 해외여행도 가고, 여유를 즐기다 '이제 다시 일을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면 일을 다시 하면 얼마나 좋아? 하지만, 2년도 안 되는 어중간한 경력에 부모님 의료보험도 책임져야 하는 장남이거든... 아, 슬프네대신 A네트에서 개고생을 시켜준 뒤 고마운 건 하나 있었어. A네트 들어갈 땐 이력서에 기재할 내용이 없어서 특기는 컴퓨터 조립, 취미는 일본어라는 그 내용 때문에 회사 이전할 때 네트워크 공사며, 일본어 제안서 덤터기를 쓰곤 했었잖아. 근데 1년 반 동안 웹사이트 개발 11개, 웹사이트 유지보수 6~7개를 하고 나니까 경력사항에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거야! 뭐, 그것 때문.. 2025. 2. 1.
우리는 프로잖아 - A네트 잔혹사, 하 다시 이 차장 앞에 앉은 상태로 정신은 돌아와 있었어. 나 혼자, 석 달짜리 블로그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두 달 반 동안 묵은 지 되도록 삭혀뒀다가 나에게 던지면서 이 주만에 만들어내라는 저의가 뭐냐 이거야. 마지막 발악을 했지."이걸 제가 왜 해야 합니까?"나의 이 질문에 내가 2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인생 최고의 명언을 남기셨어."우린 프로잖아. 프로면 프로답게 마무릴 지어야지."이 사람, 프로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는 건가? Professional. 전문적이라는 형용사 또는, 전문직 종사자라는 명사. 근데 그걸 여기다 갖다 쓴다고?어느 프로가 석 달 전에 받은 프로젝트를 데이터베이스 설계 다이어그램도 그리지 않고, 화면 설계도 없이 아니 하루라도 더 많은 15일 동안 하라고 했으면 감사했을 거.. 2025. 1. 29.
우리는 프로잖아 - A네트 잔혹사, 중 한 해 전인 2004년은 이상한 해였지. 부산엔 영향이 없었지만 3월에 폭설이 와서 난리가 나더니 7월부턴 장난 아니게 더운 거야. 폭설은 피해도 폭염은 못 피해 갔어. 그런 해에 첫 회사에 들어간 거야. 실력이 없으니 취업이 겁이 나 대학원으로 도망쳤고, 2년을 보냈는데 많이 들어보던 교수님의 추천 따윈 우리 전공은 없는 거야. 그러니 본인 힘으로 직장을 찾아야 했지. 열 군데 정도 서류전형에 떨어지니 자존감을 땅바닥에 붙어있었던 때에, 우연찮게 웹사이트 개발 회사가 눈에 띄었고 이력서를 넣고 처음으로 면접이 잡힌 거지. 그러니 절실하지 않겠어? 그래서 덥석 물어버린 곳이 부산역 근처에 있던 A네트였어. 첫 연봉은 부끄럽지만 1,500만 원이었어. 당시 대기업 초임 연봉이 2,600 정도였으니 꽤 많이.. 2025. 1. 27.
우리는 프로잖아 - A네트 잔혹사, 상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내가 다녔던 10군데의 회사에 대한 이야기야. 그곳들이 어땠는지는 읽어보고 개인적으로 판단해 주길 바래. 노무현 대통령이 3년 차 임기를 맡았던 때였지, 난 스물아홉이었고. 작년에 최초에 올림픽이 열렸던 아테네에서 108년 만에 다시 올림픽이 열려서 시끌시끌했지만, 내년이나 되어야 독일 월드컵이 치러지니 아무것도 없고 썰렁하기만 한 해의 7월이었어. 여름이긴 해도 이상하게 덥지 않아. 근데 그거 알아? 넥타이를 매면 체온이 많이 올라가는 거. 체감온도가 2도나 올라간다는데 이 이상한 IT회사인 A네트는 개발자도 양복에 넥타이를 매게 한단 말이지. 안 그래도 머리를 써서 머리에 열이 오르는데 넥타이까지 하게 해?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넥타이를 하고 일하는 개발자는 아무도 없었어... 2025.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