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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잠이 안 와요 ㅠㅠ

by 유고 담요 2025. 2. 25.

불면증이 있습니다. 그렇게 심하진 않은데, 잠을 잘 못자요.

이 병은 30대 중반 회사생활 중에 생긴 병입니다. 두 가지가 같이 왔죠. 자다가 갑자기 깨어났는데 숨이 안 쉬어지더군요. 그러더니 마구 눈물이 쏟아졌어요.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가 마구 몰려오면서요. 숨을 헐떡이며 울어댔는데 그걸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한 10분 정도는 그 상태가 계속 되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찾아보니 공황 장애의 증상과 비슷하더군요. 그렇게 몇 번 정도 같은 증상을 반복하다 병원을 찾았구요. 공황 발작이라면서 계속 놔두면 공황 장애가 될 수 있으니 치료를 계속 받으라고 권하며 약을 주었고, 좋은 방법이 운동이라고 했습니다. 운동은 그 때도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

한 번 병원을 가고 나서 찾은 게 등산이었어요. 평일날 회사를 가고 주말이면 산으로 뛰어 올라갔죠. 집에서 20분 정도를 자전거를 타고 가야 등산할 수 있는 산이 나왔습니다. 500미터가 안되는 490미터의 작은 산이었어요. 산을 아주 빨리 미친듯이 걸어올라가면 심장이 터질 듯 뛰고 땀이 마구 쏟아지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게 되더군요. 눈물대신 쏟은 땀이라...

그렇게 2주를 보내자 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정을 찾았습니다. 산을 내려와서도 집까지 뛰어오니 완전 녹초가 되죠. 그러면 그날은 완전 꿀잠을 잘 수 있게 됐어요. 등산을 하면서 공황 증상을 스스로 없애며 건강을 찾아갔더랬습니다.

그런데... 대신 불면증이 찾아오더군요. 공황 증상은 없어졌는데 그와 대비되게 자려고 누우면 그때부터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면서 잠을 못자게 만들더군요. 상상하는 건 어릴때부터 좋아했는데 누워서 상상이라... 그냥 놔뒀죠. 그래 어디 한번 언제까지 상상력을 펼치는 지 보자. 했더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계속 되더군요. 뭐, 스마트폰 초창기라 핸드폰을 잡고 뜬 밤을 샌 적도 많죠.

다른 사람들처럼 불면증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었느냐... 그건 아닙니다. 이게 커피를 들이붓고 일하면 되고, 앉아서 일하는 거다 보니 눈치를 보며 잠시 졸아도 그렇게 지장이 없었구요. 이틀 정도 못자면 그 다음 날은 뻗어서 쥐죽은 듯이 잘 수 있어서 그닥 문제가 안됐습니다. 

지금이야 하루에 여덟시간 정도를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해야 하는 입장에 나이도 오십을 바라보다보니 잠을 못자면 지장이 생겨서 수면유도제이 도움을 받습니다. 다행인건 수면유도제 알약을 반만 잘라먹어도 효과가 발휘되니 나름 쉽게 잠들 수 있게 됐죠. 

이런 얘길 왜 하느냐? 치매 보험을 들고나서 정신과 치료를 받으세요. 치매 보험을 들려고 하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력이 없어야 합니다. 정신과에 가서 한 번이라도 공황 장애나 우울증 등 치료를 받은 과거 이력이 있으면 보험 심사에서 탈락됩니다. 이젠 들고 싶어도 택도 없습니다.

에휴... 누가 그런 걸 이야기 해주나요? 그냥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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