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글19 갑을병... 신에겐 - B커뮤니케이션 수난기, 중 "장 대리, 나하고 같이 갈 데가 있어요."야근 시간인 이 밤에 어딜 간다는 거지? 밤에 사장이 가자고 하면 무섭잖아. 그리고 정규 업무 시간이 끝났는데 어딜 간다는 거야?"네? 어딜..."쫄아서 얼버무리게 되지. 그리곤, 사무실을 나와서 왼쪽 복도로 걸어가. 그때서야 '아, 올게 왔구나.' 하는 불안감이 발톱에서부터 치솟아 올라왔어. 거긴, ○엔지니어링 밖에 없거든. 처음으로 이 회사를 접한 건 삼○전기 밀링머신 건 때문에 알게 되었잖아. 내가 분석해 보니 못할 것 같아서 포기한 거. 그때는 내가 사무실을 찾을 일도 없었는데 두 달 전, 새 프로젝트를 '병'의 입장에서 맡으면서 처음 사무실을 찾아가 보면서 알게 됐어. 직원 수가 20명은 넘어 보이는 B커뮤니케이션에 비하면 큰 회사였지. 연 사장은 아무.. 2025. 2. 4. 미슐렝따위 믿지마세요 오늘 당했어요. 미슐렝가이드에...항상 먹던 식당이 있었는데, 사람이 그렇잖아요. 매일 먹으면 질리는 거. 그래서, 주변에 미슐렝가이드에 선정된 집이 있다길래 한번 가봤죠. 일단은 혼자서 밥 먹긴 힘들어요.구석자리에서 먹는데 이거 뭔 국밥이 다 식어서... 저도 부산에서 오래 산지라 국밥 맛집을 알지 않겠어요? 가면 부글부글 끓는 국물에서 돼지사골 육수 냄새가 풍겨야 하는데 아무 향도 안 나요. 슴슴한 건 괜찮은데 일단 국물에선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돼지고기는 약간 냄새가 나요. 뭐, 가장 맛있던 게 생양파네요... ㅎㅎ그래서, 탄수화물만 한 공기 비우고 바로 나왔죠. 아마 들어와서 가장 빨리 나간 사람일 듯. 근데 왜 그렇게 손님이 많아요? 미슐렝가이드가 그렇게 맛있나? 신기한가? .. 2025. 2. 2. 갑을병... 신에겐 - B커뮤니케이션 수난기, 상 A네트에 퇴사 통보를 한 뒤, 새로운 일자리를 바로 찾기 시작했어. 외국 IT 개발자처럼 회사 퇴사하고는 반년 정도 쉬면서 해외여행도 가고, 여유를 즐기다 '이제 다시 일을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면 일을 다시 하면 얼마나 좋아? 하지만, 2년도 안 되는 어중간한 경력에 부모님 의료보험도 책임져야 하는 장남이거든... 아, 슬프네대신 A네트에서 개고생을 시켜준 뒤 고마운 건 하나 있었어. A네트 들어갈 땐 이력서에 기재할 내용이 없어서 특기는 컴퓨터 조립, 취미는 일본어라는 그 내용 때문에 회사 이전할 때 네트워크 공사며, 일본어 제안서 덤터기를 쓰곤 했었잖아. 근데 1년 반 동안 웹사이트 개발 11개, 웹사이트 유지보수 6~7개를 하고 나니까 경력사항에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거야! 뭐, 그것 때문.. 2025. 2. 1. 우리는 프로잖아 - A네트 잔혹사, 하 다시 이 차장 앞에 앉은 상태로 정신은 돌아와 있었어. 나 혼자, 석 달짜리 블로그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두 달 반 동안 묵은 지 되도록 삭혀뒀다가 나에게 던지면서 이 주만에 만들어내라는 저의가 뭐냐 이거야. 마지막 발악을 했지."이걸 제가 왜 해야 합니까?"나의 이 질문에 내가 2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인생 최고의 명언을 남기셨어."우린 프로잖아. 프로면 프로답게 마무릴 지어야지."이 사람, 프로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는 건가? Professional. 전문적이라는 형용사 또는, 전문직 종사자라는 명사. 근데 그걸 여기다 갖다 쓴다고?어느 프로가 석 달 전에 받은 프로젝트를 데이터베이스 설계 다이어그램도 그리지 않고, 화면 설계도 없이 아니 하루라도 더 많은 15일 동안 하라고 했으면 감사했을 거.. 2025. 1. 29. 우리는 프로잖아 - A네트 잔혹사, 중 한 해 전인 2004년은 이상한 해였지. 부산엔 영향이 없었지만 3월에 폭설이 와서 난리가 나더니 7월부턴 장난 아니게 더운 거야. 폭설은 피해도 폭염은 못 피해 갔어. 그런 해에 첫 회사에 들어간 거야. 실력이 없으니 취업이 겁이 나 대학원으로 도망쳤고, 2년을 보냈는데 많이 들어보던 교수님의 추천 따윈 우리 전공은 없는 거야. 그러니 본인 힘으로 직장을 찾아야 했지. 열 군데 정도 서류전형에 떨어지니 자존감을 땅바닥에 붙어있었던 때에, 우연찮게 웹사이트 개발 회사가 눈에 띄었고 이력서를 넣고 처음으로 면접이 잡힌 거지. 그러니 절실하지 않겠어? 그래서 덥석 물어버린 곳이 부산역 근처에 있던 A네트였어. 첫 연봉은 부끄럽지만 1,500만 원이었어. 당시 대기업 초임 연봉이 2,600 정도였으니 꽤 많이.. 2025. 1. 27. 우리는 프로잖아 - A네트 잔혹사, 상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내가 다녔던 10군데의 회사에 대한 이야기야. 그곳들이 어땠는지는 읽어보고 개인적으로 판단해 주길 바래. 노무현 대통령이 3년 차 임기를 맡았던 때였지, 난 스물아홉이었고. 작년에 최초에 올림픽이 열렸던 아테네에서 108년 만에 다시 올림픽이 열려서 시끌시끌했지만, 내년이나 되어야 독일 월드컵이 치러지니 아무것도 없고 썰렁하기만 한 해의 7월이었어. 여름이긴 해도 이상하게 덥지 않아. 근데 그거 알아? 넥타이를 매면 체온이 많이 올라가는 거. 체감온도가 2도나 올라간다는데 이 이상한 IT회사인 A네트는 개발자도 양복에 넥타이를 매게 한단 말이지. 안 그래도 머리를 써서 머리에 열이 오르는데 넥타이까지 하게 해?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넥타이를 하고 일하는 개발자는 아무도 없었어... 2025. 1. 26. 이전 1 2 3 4 다음